*더들리님의 말투와 소개방식을 참고했습니다.

오늘은 강남 신사동에 있는 면서울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은 흑백요리사에서 헤드셋을 쓰고 등장했던 김도윤 셰프님이 운영하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죠. 김도윤 셰프님은 2019년에 ‘윤서울’을 먼저 오픈했고, 2023년에는 면요리를 중심으로 한 ‘면서울’을 새롭게 오픈했습니다. 참고로 ‘윤서울’은 2022년부터 꾸준히 미슐랭 1스타를 유지하고 있어요. 언젠가는 윤서울도 가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리뷰를 좀 살펴보니까 되게 어려운 맛이라고들 해서 호기심이 생기네요.

다시 면서울. 위치는 압구정로데오역에서 5분 거리에 있습니다. 이 주변이 괜찮은 식당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근데 또 가격대가 다들 만만치 않은만큼 자주 가기에는 생각을 좀 해봐야 되죠. 이날은 때마침 강남에서 일정이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블로그 다크윤 에서 사진 가져왔어요.

내부는 이런 느낌입니다. 전체적으로 나무톤이고, 재지한 음악이 흘러나와서 캐주얼한 식당임에도 고급스러운 분위기예요. 데이트하는 분들도 있었고, 외국인들도 있었어요. 조용하고 차분해서 혼밥하기도 나쁘지 않아보였습니다.

메뉴는 생들기름면, 고사리면, 한우찬면, 매콤비빔면 등이 있고, 설렁탕, 만두, 제육 등도 있었어요. 저는 대표 메뉴인 생들기름면, 제육 반 접시 주문했습니다.

[생들기름면]  - 13,000원

자가제면한 통밀면에 생들기름과 소금, 김가루, 들깨가루로 맛을 낸 면서울의 대표메뉴입니다.

이거 상당했습니다. 입에 착 달라붙는 맛이라고 해야 할까요.  들기름이 고여있을 정도로 들어가 있어서 너무 기름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고소함이 더 강했어요. 면발도 쫄깃했고, 김가루도 잘 어울려서 좋았습니다.

[제육 반 접시] - 18,000원

2주 이상 숙성 후 삶은 가브리살입니다. 이름이 제육이라서 우리가 흔히 먹는 양념된 제육볶음을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제육이 그냥 돼지고기를 말하기도 하는 것 같더라고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수육이라고 생각하면 편할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우리가 아는 수육입니다. 근데 가브리살로 만든 수육이다보니, 지방 부분이 정말 진하고 기름져서 좋았어요. 새우젓도 정말 잘 어울렸습니다. 이거 싫어할 사람은 없을 것 같아요.

[김치]

김치도 상당했습니다. 들기름면이랑 제육이 기름져서 어쩔 수 없이 김치의 도움이 필요했는데, 김치가 정말 맛있다보니 들기름면과 제육도 더 맛있게 느껴졌어요.

과하게 맵거나 짜지 않으면서, 겉절이까지는 아니지만 많이 익지도 않은, 아삭아삭한 김치였습니다. 제 고향에 있는 팥죽 집에서 나오는 김치가 딱 이 맛이어서 고향에 갈 때마다 항상 들르는데, 서울에서 이 맛을 느낄 줄은 몰랐어요. 

기대 이상이었던 면서울. 기름진 음식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아서 걱정했는데, 김치, 새우젓 덕분에 끝까지 맛있게 먹었습니다. 음식의 퀄리티에 비해 가격대가 그리 높지 않으니, 점심 즈음에 이 주변에 갈 일 있으면 가볍게 들러봐도 좋을 것 같아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